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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건설업계는 요즘 모래뿐 아니라 철근까지 구하기 힘들어지면서 총체적인 골재대란을 겪고 있습니다. 철근 도둑까지 설치고 있는데요. ⊙앵커: 한순간에 애물단지에서 보물로 변신한 철근을 지키기 위해 비상이 걸린 건설현장을 김병용 기자가 직접 다녀왔습니다. ⊙기자: 늦은 밤 철골작업이 한창인 아파트 건설현장입니다. 공사가 중단된 야간시간 현장인부들은 다 퇴근하고 없는 텅빈 공사현장이지만 경비원에게는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업무의 시작입니다. 이들의 경비대상 1호는 한창 올라가고 있는 아파트가 아니라 바로 공사장 한켠에 쌓여있는 철근입니다. ⊙안병욱(현장 경비원): 앞으로 철근 자재들이 굉장히 귀해질 것이라는 것은 다 아는 사실 아닙니까? 철근뿐만 아니라 모래, 자갈까지. 그러니까 굉장히 소중하게 다루죠. 신경 많이 쓰죠. ⊙기자: 또 다른 건설현장. 새벽시간까지 현장 경비원의 순찰은 쉬지 않고 계속됩니다. 높이 10여 미터의 대형 울타리가 사방으로 둘러싸여 있지만 마음은 여전히 편치 않습니다. ⊙박종곤(현장 경비원): 그러니까 24시간 근무잖아요. 원칙은 잠을 안 자는 것인데...그래도 순찰 돌고 한숨은 자야죠. 겨울밤 길 때는 참 힘들죠. ⊙기자: 공사가 한창인 경기도 이천의 한 고등학교 건설현장. 전신주 꼭대기에 매달려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운동장 전체를 감시하는 CCTV... ⊙안광현(현장 관계자): 저게 지금 하찮게 보여도 1000만원이 넘어가거든요. 저희 도난방지라든가 이런 것 때문에 현장에서는 누가 24시간 여기서 지키고 서 있을 사람이 없기 때문에... ⊙기자: 이처럼 최근 들어 철근 등 원자재들은 건설현장 최고의 보물단지가 되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철이란 철은 싹쓸이해가는 도둑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닐하우스의 쇠파이프에서 배수로 덮개와 도로교통 표지판까지 철이 포함된 물건은 무차별공략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가게 밖에 진열되어 있는 공구상의 볼트나 너트도 도둑들의 표적이 됩니다. 춘천의 한 고물상에서는 한 도둑이 산소용접기로 자물쇠를 절단하고 화물차에 고철을 가득 실어 달아났다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10여 년 넘게 공구상을 해 오고 있는 최병두 씨도 최근 도둑을 맞은 뒤 아예 무인경비장치를 달았습니다. ⊙최병두(도난 피해 업체 사장): 전문적이고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절단기도 들고 다녀야 되고 하니까 두서너 명이 필요하고 차량도 있어야 하고... ⊙기자: 이 같은 철근도둑 극성에 고철수집상들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김종영(고철 수집상): 자기네들끼리 와서 떼어내기 쉬운 거, 샤시 문짝이나 바깥에서 소리가 안 나게끔, 그런 거 떼가는 거죠, 몰래... ⊙기자: 고철수집 열풍을 반영하듯 인터넷에는 고철보호기 사이트까지 등장했습니다. 사상 유래없는 고철대란 속에 고철 싹쓸이에 나선 철없는 도둑들과 이들이 맞선 전쟁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