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슈퍼리치’ 잡아라!…사활 걸고 경쟁_참여하고 승리하세요_krvip

금융사, ‘슈퍼리치’ 잡아라!…사활 걸고 경쟁_포커 주문 목록_krvip

금융회사들이 급속히 성장하는 `슈퍼리치' 자산관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부동산 불패 신화'가 흔들리면서 대체 증식 수단을 찾는 슈퍼리치가 금융자산에 관심을 기울이자 금융사들의 경쟁은 더 가열되고 있다. 슈퍼리치를 붙잡지 못하면 자본시장에서 더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은행이 예대마진에, 증권사가 주식 위탁매매(브로커리지)에 안주하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기 때문이다. ◇`슈퍼리치' 위세 갈수록 커져 국제 금융위기에 따른 주가하락과 가계부채 급증 등의 여파로 전체 가계금융자산은 급감하는 추세다. 하지만 이러한 부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슈퍼리치의 금융자산은 오히려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8일 한국은행 수신동향 자료 분석을 토대로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슈퍼리치는 최소 13만명, 이들의 금융자산은 324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고액자산가의 금융자산중 예금 비중이 40%가량 된다는 가정아래 5억원 이상 저축성예금 가입자 8만6천명과 1억∼5억원 이하 가입자 47만5천명의 10%가량을 슈퍼리치로 추정해 계산한 것이다. 슈퍼리치의 전체자산 규모는 아무리 적게 잡아도 저축성 예금 5억원 이상의 잔고인 324조원 이상 될 것으로 봤다. 5억 초과 저축예금은 지난 6월말 현재 전체계좌에서 0.06%(8만6천)에 불과하지만 금액으로 따지면 324조원으로 45.51%에 달한다. 계좌 수 비중은 작년말의 0.05%(8만2천)과 거의 차이가 없다. 하지만 금액은 불과 6개월 사이에 312조원에서 12조원이나 불어났고 비중도 39.70%에서 5.81%포인트나 급상승했다. 이에 반해 전체 가계의 금융자산은 한국은행의 3분기 자금순환(잠정) 기준으로 3분기중에 41조원이 줄고 부채는 20조6천억원이 늘었다. 앞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지난 7월 발표한 보고서 `한국 부자 연구'에서 슈퍼리치의 수가 2006년부터 연평균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전 세계적으로 고액자산가들의 수가 2006년부터 작년까지 15% 늘어났다는 메릴린치 보고서를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빠른 증가세다. ◇포트폴리오 `부동산→금융자산' 국내 슈퍼리치는 주로 부동산 투자로 부를 축적했기 때문에 보유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58%로 절반을 훌쩍 넘는다. 이들은 부동산이 향후 자산 증식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져 부동산 불패 신화가 흔들리자 슈퍼리치의 관심도 금융자산으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조사에서도 50대 이상의 고액자산가 중에는 향후 자산을 불릴 수단으로 부동산을 꼽은 경우가 48.7%나 됐지만 40대 이하에서는 같은 응답이 38.3%에 그쳤다. 40대 이하 고액자산가들의 21.5%는 미래의 자산 증식 방법으로 금융투자를 꼽아 50대 이상(14.6%)보다 금융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음을 보여줬다. 전 세계적으로 봐도 슈퍼리치는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메릴린치 보고서를 보면 전 세계 슈퍼리치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42%에서 지속적으로 줄어 작년에는 31%까지 떨어졌다. 반면에 주식과 채권의 비중은 2006년 31%에 머물렀으나 작년에는 53%로 절반을 넘어섰다. 슈퍼리치의 막대한 부가 자산관리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지자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사들은 이들을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성태경 이사는 "부의 중심축이 고액자산가들에게로 옮겨가고 있다. 금융사들도 이들의 자금을 유치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사 `생활 밀착형' 서비스로 승부 금융사들이 `VIP' 혹은 `VVIP' 고객 유치에 발벗고 나선 것은 고액자산가 전담 센터를 잇따라 여는 데서 잘 드러난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13일 초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하는 `신한PWM서울센터'를 개점했다. 지난달에는 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각각 `강남스타PB센터'와 `강남PB센터'를 열고 슈퍼리치 유치에 나섰다. 증권사들도 앞다퉈 VIP 전용 지점을 열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고액자산가를 위해 `SNI' 브랜드를 내놓았다. 전국 7개 지점에서 프라이빗뱅커(PB) 약 100명이 6조2천억원에 달하는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자산관리 규모 면에서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미래에셋증권은 현재 본사인 센터원 빌딩과 강남 파이낸스 빌딩, 인터콘티넨탈 호텔에 슈퍼리치를 공략하기 위한 자산관리(WM)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금융사들이 슈퍼리치를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내놓는 서비스는 단순히 고수익을 약속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슈퍼리치의 생활 스타일에 밀착한 `토털 케어'를 특징으로 한다. 우리투자증권이 지난해 내놓은 고액자산가 서비스가 중세 서양에서 성을 지키는 집사를 가리키는 말인 `컨시어지(Concierge)'를 표방한 것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금융사들의 VIP 서비스는 토털 케어라는 표현에 걸맞게 부동산, 세무, 법률 상담부터 가업 승계를 위한 자녀 교육, 고급 승용차 구입, 자녀 결혼을 위한 맞선이나 상조에 이르기까지 슈퍼리치의 다양한 수요를 아우른다. 실제로 VIP 전용 지점들에는 고액자산가들의 절세 욕구에 부응해 세무사 배치가 늘고 있으며 레스토랑이나 뷰티숍 등을 소개해주는 특급호텔 직원이 상주하는 곳도 있다. 대우증권은 고액자산가들이 가장 즐기는 운동이 골프라는 점에 착안,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등록 선수인 서유정과 한현정을 직원으로 채용해 골프 레슨 서비스까지 내놓았다. 슈퍼리치를 잡기 위해서는 이들의 욕망과 삶의 스타일을 철저히 분석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KB금융은 보고서 `한국 부자 연구'에서 고액자산가들의 자산운용 방식뿐 아니라 삶의 우선 가치, 소비 패턴, 여가 활용, 노후 준비 방식까지 계량적으로 분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