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부족한 근로자 충원이 급선무”_베토 다 반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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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가동 중단 사태 1주년
기업 정상화는 올 연말쯤 기대

불과 1년 전, 잘나가던 개성공단이 가동중단 사태를 맞았다.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빚어진 결과였다. 북측은 지난해 4월 3일 개성공단의 통행을 제한하더니 급기야 4월 9일에는 북측 근로자 5만 3천여 명을 일방적으로 철수시켜 사실상 공단 가동이 중단되고 말았다. 남북이 7차례 실무회담을 가진 끝에 166일 만인 9월 16일 개성공단 재가동에 합의함에 따라 공단은 다시 살아났다. 6개월이 지난 지금 개성공단의 현재 상황과 과제는 무엇인지 취재했다.


<사진1> 개성공단 전경

▶개성공단기업협회가 최근 123개 가동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입주기업들이 느끼는 가장 큰 애로사항은 “부족한 북측 근로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개선돼야 할 부분도 ”인력 문제 해결을 위한 합숙소 건설이나 연결도로 정비 등 인프라 확충“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현 시점에서 기업가동율은 81%로 나타났고, 기업 경영정상화 시기는 2014년 12월쯤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은 설문조사 결과이다.


<사진2> 개성공단 기업협회

가. 현 시점에서 가동율은? 81%
나. 기업 경영정상화 소요 시기는? 2014년 12월 경
다. 현 시점에서 입주기업들이 느끼는 가장 큰 애로사항은?
     1순위(44%): 부족한 북측 근로자(공정한 인력배치, 집단 퇴사 자제 등)
     2순위(19%): 북측의 일방적인 요구(임금 인상, 세금 납부,보험 가입 등)
     3순위(14%): 경협 보험금 반납 문제(미반납 기업 대책,보험제도 개선 등)

라. 개성공단 및 기업의 발전을 위해 개선돼야할 가장 큰 부분은?
     1순위(58%): 인력문제 해결을 위한 인프라 확충
                             (합숙소 건설,연결도로 정비 등)
     2순위(17%): 3통문제 등 합의된 사항 조속한 이행
     3순위(11%): 노무환경 개선(노임 인상요구, 인사권, 노보물자 지급 등)

마. 개성공단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이 가장 고려해야할 사항은?
     1순위(61%): 남북관계 등 정치적 리스크에 큰 영향
     2순위(22%): 눈에 보이지 않는 인건비(수당,노보물자,부당한 요구 등)
     3순위(11%): 열악한 기업 경영환경
                            (제도의 미비,인프라,이해할 수 없는 규제 등)

이번 설문조사는 3월 28일부터 4월 1일간 123개 가동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123개 기업 중 36개사가 응답해 95% 신뢰수준에서 +_2.5% 오차범위를 보였다.

▶“가동율은 천차만별”

개성공단기업협회에 따르면, 입주기업 중 섬유업계는 거의 원상태를 회복했고, 기계.전자업계는 60~70% 정도 복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개별기업마다 피해복구 수준이나 가동율이 천차만별이고, 말못할 속사정도 많았다.


<사진3> 에스제이테크 개성전경

부품.소재업종인 에스제이테크는 반도체용 칩 트레이와 유압.공압 실린더용 seal을 전문생산하는 업체이다. 개성 공장에 첨단 장비와 설비를 갖추고 북측 근로자 420명을 고용해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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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 에스제이테크 유창근 대표

이 회사 유창근 대표이사는 “지난해 9월 16일 공단이 재가동돼 공장을 다시 찾았을 때, 상황이 아주 안좋았다. 우리 같은 장치산업은 금형이 생명인데, 금형이 상당히 부식돼 있었고, 설비 센서나 컨솔박스도 문제고, 심지어는 엘리베이터도 작동을 안했다. 각종 장비를 복구하는데 3개월이 걸렸고, 아직도 일부 생산라인은 못쓰고 있는 것도 있다. 금전적 피해만 수십억원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진5> 에스제이테크 개성 공장 설비

유창근 대표는 “제가 26년째 제조업을 하고 있는데 지난해 처음으로 결손을 봤다. 지금도 가동율이 70% 미만이고 생산량도 줄었다. 사실 문제는, 지난해 공장이 가동중단됐을 때, 바이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른 장소에서 제품을 생산해야 했고, 그 바람에 우리만 갖고 있던 고유 기술을 공개할 수 밖에 없었던 점이다. 고유 기술 유출이 더 큰 문제다. 우리 회사는 그동안 꾸준히 R&D에 투자해 독자적인 원천기술을 보유해 왔고, 2013년이 터닝포인트였는데,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라고 속사정을 털어놓았다. 유 대표는 그러면서도 “개성공단이 중단됐을 때만 해도 유리창이 산산조각나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다 끝난 줄만 알았던 개성공단이 재가동된 것 자체가 희망을 주는 것이고, 지금 북측 근로자들도 공장 정상화에 매우 적극적이다“라고 전했다.


<사진6> 여성 의류업체 만선

여성 의류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만선은 개성 공장에 1400명의 북한 근로자를 고용한 꽤 큰 의류업체이다. 이 회사도 지난해 가동 중단으로 상당한 피해를 봤다. 성현상 대표이사는 “재가동돼고 들어가 보니까 옷에 곰팡이가 낀 것도 있고, 일부 상품이나 원부자재가 분실된 것도 있고, 판매 시즌을 놓쳐서 손해본 것도 있고.결산 적자가 대략 14억 정도 난 것 같아요. 지금도 바이어들의 클레임이 계속되고 있고요“ 라고 말했다.


<사진7> 만선 성현상 대표

성 대표는 요즘 인력 문제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고 했다. “재가동되고 보니까 직장장, 그러니까 북측 근로자 대표가 바뀌었 더라고요. 지난 8년간 전에 있던 직장장과 코드를 맞추고 잘 해왔는데 아무런 통보도 없이 직장장을 바꾼 겁니다. 경험도 없는 사람을 이제 다시 기술교육,관리 교육 새로 해야 하는데 참 힘들죠. 그리고, 그사이 근로자 70여 명이 가정사나 건강문제로 빠져 나갔는데, 근로자가 안 나오면 대안이 없다. 빠진 인원을 채워 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성 대표는 “기업 경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사권을 보장해줘야 한다. 그리고 인력 문제도 빠져나간 인원은 우선적으로 충원해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북측 요구대로 끌려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사진8> 개성공단 전경

▶지난해 개성공단 중단에 따른 기업들의 피해 신고 금액은 1조 5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증빙자료를 통해 객관적으로 확인된 금액은 7천 67억원으로 조사됐다고, 통일부는 밝혔다.
이에따른 금융지원은 수출입은행과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을 통해 1111억원이 대출됐다. 경협보험금은 48개 가동기업이 1691억원을 수령했다가 38개 기업이 1228억원을 상환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모두 갚아야할 빚인 셈이다. 천재지변, 자연재해 등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부 차원의 보상은 없었다. 연평도 포격 사건때는 특별법이 제정돼 보상을 받은 적이 있지만, 지난해엔 특별법 제정을 검토한다는 말은 있었지만 실행되지는 않았다.

▶“근로자를 확보하라~”

현재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추가로 요구하는 북한 근로자 인원은 대략 만 5천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개성공단기업협회의 옥성석 부회장은 “2008년 이후 개성공단에 기업들이 추가 입주를 못했다. 5~6년 사이 입주기업의 생산성이 한계에 도달했다. 생산시설의 20%를 비워두고 어떻게 생산성이 좋아지겠나?“라고 설명했다.


<사진9> 개성공단기업협회 옥성석 부회장

옥성석 부회장은 “개성 인근에서 인력을 조달하는 것은 이미 한계에 달했다. 더 많은 인원을 조달하기 위해선 더 먼거리에 있는 사람을 데려와야 하는데 결국 합숙소 건설이 불가피하다. 기숙사냐 합숙소냐 개념의 혼동도 있는데, 개별 기업 안에 짓는 기숙사는 북한 당국이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외곽에 합숙소를 지어야 하는데, 이것은 정부 당국이 해결해야 할 문제다. 출퇴근 등에 필요한 제반 비용 등은 기업들이 지불할 용의가 있다. 또 합숙소 외에도 개성 외곽으로 도로를 확포장해주고, 경의선 철도에 기관차나 객차를 지원해 출퇴근을 쉽게 해주는 것도 인력 충원의 방법 이다“라고 말했다.


<사진10> 개성공단 출근하는 근로자

옥 부회장은 “올 상반기에 통행.통관.통신 등 이른바 3통과 관련해 전자출입체계(RFID) 출입 시스템 구축 시범 운영과 인터넷 설치 등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아직 갈길이 먼 것이 사실이다. 통행관련해선 전자출입체계도 중요하지만 사실 더 중요한 것이 출입경시 시간 제한을 없애는 것이다. 또 인터넷도 pc방 식으로 운영한다고 하는데 기업 입장에선 실질적으로 와 닿는지 모르겠다. 이런 모든 것들은 남북간에 실무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부분을 확정해 나가야 하는 것들이다. 그런데, 4월은 통상적으로 볼 때 남북관계가 악화되는 시기다.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있고, 북한엔 태양절과 군 창립일 등 내부 결속을 다지는 행사들이 잇달아 있다. 그러니, 5월은 돼야 남북간 현안 문제는 논의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햇다. 옥 부회장은 이어 “개성공단의 국제화를 많이들 이야기 하는데 국제화가 따로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지금 입주기업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것들을 이른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도록 개선해 나가면, 외국기업들도 들어오지 말라고 해도 들어올 것 아닌가? 그게 국제화죠.“


<사진11> 개성공단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의 임을출 교수는, “개성공단은 남북관계 발전과 긴밀히 연동돼 있다. 개성공단은 현재 상처가 완전히 치유되지 않아 간신히 현상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3통이나 인터넷의 제한적 허용 등은 기술적으론 어느 정도 시범 테스트 끝내고 실제 오픈하려면 당국간에 공동위원회, 분과위원회 등 디테일한 실무 협의를 끝내야 하는데 북한이 호응하지 않고 있다. 남북대화가 재개돼서 불확실성을 제거해주는 것이 급선무다.“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