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난민도 있었다” 증거 영상 최초 발굴_설문조사로 돈을 벌다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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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예멘 난민' 사례도 그랬습니다만, 난민 논란은 보통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국인들을 '받느냐, 마느냐' 문제로 이해되죠.

그런데, 거꾸로라면 어떨까요.

우리 국민 중 누군가가 박해를 피해 해외로 도피한 경우에도 여론은 비슷할까요.

막연한 상상이 아니라, 광복 직후 실제 그런 일이 있었음을 보여줄 유의미한 사료가 발굴됐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선실 안에 빽빽이 들어찬 사람들.

갑판에서 밥을 나눠 먹고 설거지도 합니다.

1949년 3월 4일 일본 나가사키를 출발한 부산행 여객선입니다.

여객선이 도착한 부산항의 부둣가 한 켠.

줄을 맞춰 서 있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전혀 다른 분위기의 사람들이 눈에 띕니다.

[전갑생/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연구원 : "간단한 보따리 짐과 옷차림을 보시면 강제 추방된 사람들과 앞에서 나왔던 깔끔하게 양복을 입었던 모습과 정반대되는…."]

정치적 이유로 일본에서 강제추방된 한국인들입니다.

이 중 상당수가 제주 출신이었습니다.

제주 4·3 사건을 피해 일본으로 도망쳤지만, 입국이 막혀 강제 송환된 겁니다.

[이의청/4.3사건 피해자 유족 : "(피해서 일본 간 사람도 많다고 들었어요.) 무조건 죄도 없이 그렇게 막 잡아다 죽이고 그러니까 무서워서 다들 도망가고 육지로도 가고 일본으로도 막 가고..."]

제주민들이 이런 '난민' 처지가 된 데는 복잡한 역사가 얽혀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간 제주와 정기선이 오갔던 오사카에는 제주 출향인들이 많았습니다.

[이의청/4.3사건 피해자 유족 : "우리도 오사카 살다가 왔어요. 우리 아버지도 처음에는 청년 때 아마 일본 가서 공장에 다니면서. (나는) 일본에서 태어나서 왔어요. 해방돼서 나왔어요."]

해방이 되자 상당수가 고향 제주로 돌아왔는데, 4.3 사건이 터지자 익숙한 일본으로 다시 몸을 피하려다 입국이 막혔던 겁니다.

[전갑생/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연구원 : "재입국하려는 사람들을 불법 체류자 혹은 밀항자로 잡아서 처벌해서 다시 강제 추방하는 거잖아요. 저는 그 부분으로 봤을 땐 정치적인 난민이라고 봐요."]

4.3 사건을 전후해 일본행을 시도한 제주 출신 '난민'에 대한 관련 문서는 다수 있었지만, 이를 입증할 영상이 발굴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